전세계약 끝났는데 월세까지 내야 할까? 보증금 미반환과 대법원 판결

  

“전세보증금은 돌려주지 않으면서, 계약이 끝났으니 이제 월세를 내라고 합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해 이사도 어려운데 이런 요구까지 받으면 당황스럽습니다. 집에 계속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집주인이 정한 월세를 내야 하는 걸까요?

먼저 원래 계약이 월세 없는 전세였는지, 매달 월세를 지급하던 계약이었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기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전세가 자동으로 월세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또한 집을 계속 점유한 경우에도 실제로 거주하거나 사용했는지에 따라 검토할 문제가 달라집니다. 실제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고, 주택 임대차에 적용할 때 확인할 사항을 정리했습니다.


1. 보증금을 못 받고 계속 거주한다면, 전세와 월세는 어떻게 다를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2항은 임대차기간이 끝나더라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를 기존 계약조건과 함께 살펴보면, 월세 약정 없이 보증금만 맡긴 전세에서 보증금이 그대로 반환되지 않은 경우, 집주인이 “만기가 지났으니 월세를 내라”고 요구한다고 새로운 월세 지급 의무가 곧바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기존에 월세를 내던 세입자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계속 거주한다면, 기존 월세의 지급·정산 문제도 남습니다. 보증금 반환 지연이 월세 전액 면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혼동하기 쉬운 것이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원칙적으로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과 세입자의 주택 인도는 서로 맞교환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나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것과 거주하는 동안의 비용이 모두 없어진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만기 후 돈을 요구받았다면 다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원래 계약에 월세 약정이 있었는가?
  • 보증금을 전부 또는 일부 반환받았는가?
  • 만기 이후 계약조건을 바꾸기로 합의했는가?
  • 집주인이 요구하는 돈이 월세인지, 사용료인지, 관리비인지?

이 글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임대차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전세권을 등기했거나 보증금을 일부 돌려받고 조건을 변경했다면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2. 대법원 판결: 점유만 했다고 부당이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0년 6월 25일 선고 2020다63, 70 판결은 식당으로 사용하던 부동산에 관한 사건입니다.

임차인 회사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부동산을 점유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10월 31일 식당 영업을 중단했고, 이후 본래 계약 목적에 따라 사용하거나 수익을 얻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정됐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계속 점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당이득은 법률상 근거 없이 얻은 이익을 반환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건물을 활용하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는 사정뿐 아니라, 임차인에게 실제 사용·수익에 따른 이익이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임차인이 모든 쟁점에 관해 승소한 것은 아닙니다. 건물 인도청구 부분은 가집행의 효력에 관한 판단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파기환송됐고, 부당이득에 관한 원심 판단은 유지됐습니다.

이 판결에서 참고할 기준은 ‘점유하고 있는 상태’와 ‘실제로 사용하여 이익을 얻는 상태’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택 전세의 월세 발생 여부를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니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기존 계약조건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3. 내 상황은 어디에 해당할까?  확인 기준표

아래 표는 법원의 결론을 예측하기 위한 표가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체크리스트입니다.


현재상황 먼저 확인할 내용 주의할 점
월세 없는 전세에서 보증금을 못 받고 계속 거주 기존 계약조건과 보증금 반환 상태 만기만으로 새월세가 자동 발생하는 것은 아님
월세계약 종료 후에도 계속 거주 기존 월세와 실제 사용기간 보증금 미반환으로 월세가 모두 면제되지는 않음
다른 곳에서 생활하면서 짐만 남겨 둠 남은짐, 출입상태, 실제 공간 사용 짐만 남았다는 말만으로 사용이익 유무를 단정하기 어려움
상가 영업을 중단하고 점유만 유지 영업중단 일과 이후 사용 상태 소개한 판례와 사실관계가 같은지 검토
임차권등기를 마치고 집을 인도함 등기 완료일과 인도일 보증금 회수 절차와 비용정산을 구분

설명을 위해 두 가지 가상 사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A씨는 월세 없이 전세보증금 2억원을 맡겼습니다. 만기가 지났지만 보증금을 받지 못해 계속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주변 월세 시세부터 계산할 것이 아니라 기존 전세 조건, 보증금 반환 여부, 새로운 합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B씨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70만원으로 거주했습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계속 살고 있다면 기존 월세를 어떻게 지급·정산할지 확인해야 합니다.

두 사람 모두 보증금을 받지 못했지만, 원래 계약조건이 다르므로 같은 방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위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이며 실제 판결의 당사자나 상담 사례가 아닙니다.


4. 집주인이 월세나 사용료를 요구할 때 대응 순서

첫째, 계약 종료 여부부터 확인합니다.

계약서의 만기일뿐 아니라 갱신 여부, 갱신 거절·해지 통보 기록을 함께 확인하세요. 계약이 아직 유지되는 경우와 종료된 경우는 검토할 내용이 다릅니다.

둘째, 청구 내역을 항목별로 요청합니다.

기존 미납 월세인지, 만기 이후 새로 요구하는 사용료인지, 관리비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청구 기간, 월별 금액, 계산 근거를 서면으로 받아 두세요.

셋째, 실제 사용 상태를 자료로 남깁니다.

이사 영수증, 집 내부 사진, 공과금 내역, 열쇠 전달 기록, 보증금 반환 요청 메시지 등을 날짜별로 정리하면 좋습니다. 전기 사용량이 적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고 확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넷째, 보증금보다 먼저 이사해야 한다면 권리보전을 확인합니다.

임대차가 종료됐는데 보증금 전부 또는 일부가 반환되지 않았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신청이나 법원 결정만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려면 등기부에 임차권등기가 실제로 완료됐는지 확인한 뒤 이사·전출 일정을 정해야 합니다.

이미 이사해 권리를 상실한 경우에는 나중에 등기를 마친다고 종전 순위가 그대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므로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상담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5. 독자가 자주 묻는 질문

Q. 짐만 남겨 두면 월세도 안 내고 보증금도 보호할 수 있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공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와 보증금에 관한 권리를 유지하고 있는지는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짐 몇 개를 남기는 방법을 임차권등기의 대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Q.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계속 살면서 월세를 안 내도 되나요?

임차권등기는 보증금 회수에 필요한 권리를 보전하는 제도입니다. 계속 거주하는 동안의 월세를 자동으로 면제하는 제도는 아닙니다. 등기 완료와 실제 퇴거·주택 인도를 구분해야 합니다.


Q. 집주인이 보증금에서 월세 상당액을 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공제 항목, 청구 기간, 계산 근거와 증빙을 먼저 요청하세요. 실제 미납 월세와 다투고 있는 사용료를 구분해 정리하면 상담이나 합의에 도움이 됩니다. 금액의 근거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공제에 동의하는 정산서부터 작성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전세 만기 이후의 비용 문제에서는 기존 계약조건, 보증금 반환 상태, 실제 사용 여부, 주택 인도 경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판례의 일부 문장만으로 “무조건 내야 한다”거나 “아무것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례 및 공식 확인처

※ 이 글은 공개 판례와 공식 법률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가상 사례와 판단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최종 검토일: 2026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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